시민들에게 전하는 치유레터 두번째,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전하는 치유레터 두번째,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FROM. 현진희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

몇 년 전 미국 911테러의 유가족들이 설립한 peaceful tomorrows라는 단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911 테러가 일어난 후 대부분의 미국 시민들이 애국심에 불타오르며 테러를 일으킨 조직을 공격하여 복수하자고 여론이 들끓던 시절, 이 유가족들은 함께 모여 오히려 이 세상의 모든 폭력과 테러와 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 지키기 캠페인을 하였습니다. 테러로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지만, 유가족들은 복수하고 공격할 대상을 찾기보다는, 이 세상에 더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 지키기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상실감을 극복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유례없는 코로나바이러스 19 감염증의 확산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병과 온 국민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불안하고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내가 왜 이런 피해를 받아야 하나 하는 분노를 특정 대상에 표출하기도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확진된 분들을 오히려 비난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 특정 집단들을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과 원망과 타인을 언어적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것은 우리의 불안과 분노를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뉴스에서 보도되는 대구·경북으로 자원하여 오는 전국 의료인들의 가슴 뭉클한 소식들, 환자들을 이송하기 위하여 전국에서 모여든 구급대원들,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돌봄서비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선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우리 안의 분노를 잠재우고, 우리도 이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회복 탄력성은 우리 모두 안에 잠재되어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대부분 레질리언스라는 회복 탄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회복 탄력성이 발휘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역경과 고난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역경과 고난을 겪을 때, 그 위기상황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이 위기상황을 계기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고 하며, 이러한 성장 발전하는 힘을 회복 탄력성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현재 경험하고 계신 이 위기상황은 나 자신에게 고통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역경이지만, 여러분은 이 상황을 계기로 이전보다 더욱 안전과 건강에 힘쓰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도움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며 나의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회복 탄력성을 경험하실 것입니다.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 발휘되는 이 회복 탄력성은 타인의 이타적인 행동을 관찰할 때,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과 지지를 받을 때 더욱 살아납니다. 우리 안에 있는 회복 탄력성이 하나둘씩 발휘되면 우리는 희망을 보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이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결국 끝이 있다는 것, 내 주변에는 나를 아끼는 가족과 동료가 있다는 것, 우리 지역사회가 이 바이러스로부터 모두를 지키기 위하여 서로 애쓰고 있다는 것을 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시작이 바로 우리가 지금부터 보기 시작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회복 탄력성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내 안에 있는, 우리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 회복 탄력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내 주변을 돌아보고 따뜻한 지지를 보낼 수 있는 내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3.06 현 진 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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